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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여행 : ‘혹성 탈출’ 꿈꾸는 태국 이 도시
 
  태국여행 : ‘혹성 탈출’ 꿈꾸는 태국 이 도시  
     
   
 

*한때 관광자원이 됐던 태국 원숭이들이 개체수 증가와 인간거주지에 대한 각종 피해를 일으켜 애물이 되고 있다. 원숭이에게 둘러쌓인 관광객(ai)

때 ‘원숭이 특수’를 누렸던 태국 도시가 ‘혹성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150km 거리의 롭부리란 곳의 이야기다.

특이 이곳 쁘람 삼욧 사원은 매년 원숭이 축제가 열리는 태국여행 명소.

*원숭이 축제의 한 장면

해마다 수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던 곳이었다.

1989년 11월 25일 처음 원숭이 축제가 열린 이후 매년 11월 말이면 원숭이를 위한 축제가 열렸다. 지난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각종 과일과 야채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원숭이들을 위한 뷔페를 마련하는 이 축제는 사실 원숭이를 위한 축제라기 보다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원숭이를 보러오는 여행객을 위한 조치다.

첫 축제때는 수상이 참여했고, 거의 매년 주지사가 축제 개막연설을 했다.

사람들이 원숭이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원숭이들은 산해진미의 과일 더미에 앉아 이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우스운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2023년에도 롭부리에서는 원숭치 축제가 열렸다.

그런데 2020년부터 3년간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

원숭이 개체수가 늘어나며 관광효과보다는 지역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로 바뀐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면서 덩달아 먹이가 줄게 된 원숭이들이 주택에 침입해 음식을 훔치고, 식량을 둘러싼 원숭이들 간의 집단 패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롭부리에서 3그룹의 원숭이들이 도로를 막고 조폭처럼 길거리 난투극을 벌여 일대 교통이 한동안 마비되는 일이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도심을 활보하는 원숭이 무리

롭부리 쁘람 삼욧 사원 주변의 집과 몇몇 건물들은 원숭이가 점렴해 폐허가 됐다. 그 곳 주민들은 지붕을 1년에 두번씩은 수리해야 하고 몇몇은 강철로 지붕을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원숭이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도 취소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롭부리 지역민들이 무엇보다 억울해 하는 것은 원숭이가 사람을 때리면 아무 벌도 받지 않지만 사람이 원숭이를 때리면 동물학대법에 위반된다는 것. 

지난 2월초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롭부리를 방문했다가 ‘작은 곤욕’을 치렀다.

일정을 마치고 방콕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원숭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에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요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까지 액자로 만들어 총리에게 들이밀었다. 어린 여학생이 원숭이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 공기총을 원숭이에게 겨누는 장면이었다.

세타 총리는 ‘원숭이는 롭부리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공공의 안전도 중요하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는 말했지만 주민들이 준 액자를 받지는 않았다

*새끼 원숭이에게 공기총을 겨누며 지나가는 여학생의 사진이 SNS에서 화제가 됐다. 오죽하면 저럴까하는?

*세타 총리에게 여학생이 총을 겨누는 장면을 액자로 만들어 주며 원숭이 피해를 하소연하고 있는 지역민들.(카우솟)

태국 국립공원국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롭부리 원숭이 숫자는 9,324마리였다고 한다. 2023년에는 5,709마리로 줄었다고 주장한다. 2014년 이후 5,135마리나 중성화 수술을 시킨 덕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집계에 잡히지 않는 원숭이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원숭이 문제가 부각된 것은 인간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원숭이들은 주로 바닷게를 잡아먹고 살았는데, 관광자원을 삼으려는 사람들이 먹을 것을 줘 사람 거주지역으로 나오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태국 관계 당국은 원숭이 공원을 조성해 이주 계획을 밝히고 있다.

또 한 대학 학자는 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푸에라리아 미리피카 허브를 원숭이들이 마시는 물에 넣어 불임을 시키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태국에서 원숭이 문제는 롭부리 뿐만이 아니다.

한 보고서는 태국 전국토의 70%에 해당하는 53개 주 183곳에서 원숭이와 인간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원숭이와 인간의 공존법이 진지하게 연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국은 전국에 원숭이 개체 수가 늘며 몸살을 앓자 한 때 무인도에 `원숭이 섬’을 만들어 강제 이주계획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다만 날쌔고 빠른 원숭이 포획이 문제였다.

총리의 지시가 있었는지, 지난 2월 7일 태국국립공원, 야생동물식물 보호국과 롭부리 시정부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원숭이들의 중성화 수술은 물론, 이주지 공연조성,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등의 방법들을 실질적으로 강구하기 위해서였다. 원숭이와 인간의 공존을 위한 묘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By H 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