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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무에타이, 태권도를 넘보다?
 
  태국 무에타이, 태권도를 넘보다?  
     
   
 

태국이 무에타이 세계화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태국 영문 매체 네이션은 4월 21일 태국 상무부 국제무역진흥국(DITP)을 인용해, 무에타이를 태국의 국가 핵심 소프트파워로 육성해 문화, 경제적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른 종합적인 글로벌 세부 전략도 공개됐다.

태국은 음식, 관광 등의 세계화를 국가가 주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나라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는 태국 음식의 세계화는 한식 세계화에 고민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본받을 만한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는 이미 올림픽 종목으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무에타이의 세계화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 분야와 연계되어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하다. 문화부가 아닌 상무부가 무에타이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흥미롭다.

태국은 글로벌 스포츠로서 무에타이의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훈련 센터를 설립하고 무에타이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산업 동반 수출 확대 분야다. 무에타이 장비, 의류, 건강보조식품 등 중소기업 제품 및 브랜드가 유럽, 미국,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무에타이 상품 및 패션 라인의 유통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융합해 할리우드 영화, 해외 TV 시리즈, 게임 등에서 무에타이 테마와 캐릭터를 활용해 대중화를 도모하고, 이에 편승한 태국 문화와 제품의 인지도를 동시에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른바 국가 차원에서 무에타이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 확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무에타이는 500년 이상 된 군사용 전투 기술에서 발전해온 태국인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덩실덩실 추는 와이크루는 스승과 조상, 신에게 예를 표하는 전통 의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에타이의 나라 태국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큰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올림픽에서 복싱과 역도 외에는 메달을 딴 적이 없던 태국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동메달을 딴 뒤, 2024년까지 6회 연속 메달을 일궈내는 대역사를 쓴 것이다.

특히 여자 -49킬로그램에서 파니팍 선수가 2021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4년 파리올림픽 2연패를 이루자 태권도의 인기가 무에타이를 넘어섰다는 말까지 나왔다.

태국 태권도협회 및 태국 스포츠청, 태국 무술진흥 전략 보고서 등에 따르면, 태국 내 무에타이 수련 인구는 40만 명 이상, 태권도는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장 수도 무에타이는 전국에 3천여 개, 태권도는 800개 정도로 분석되고 있다.

태국 내 무에타이 프로 선수는 3만~5만 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제무에타이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천만 명이 무에타이를 수련 중이다. 미국에 10만 명, 프랑스에 6만여 명 이상이며, 한국도 약 3천 명으로 추정된다.

태권도는 전 세계 210개국에서 8천만 명이 수련하고 있는 단연 월드클래스 무예이자 스포츠이다.

무에타이의 나라 태국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메달 종목으로 자리 잡고, 국가대표에 선발되면 모든 것이 지원되며 큰돈을 벌 수 있는 입신양명의 기회로 인식되면서 방콕, 치앙마이, 푸켓 등 대도시의 학부모와 청소년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https://www.happythai.co.kr/

반면 무에타이는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 전통 스포츠이자, 프로로 전향할 기회가 있어 지방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무술이다. 특히 남자 청소년들은 무에타이 선수가 되는 꿈을 꾸는 경우도 많다.

태권도가 스포츠로서 인기가 상승 중이라면, 무에타이는 태국의 문화 정체성으로서 단단하고도 뿌리 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무에타이는 주먹, 팔꿈치, 무릎, 발 등 신체 대부분을 공격 무기로 사용하는 ‘팔각무’ 무술이다. 특히 팔꿈치와 무릎은 근접전에서 치명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UFC 등 세계 격투기 무대에서 무에타이 기반의 파이터들이 강세인 것도 실전성 전투무술의 무서운 파괴력을 말해주고 있다.

조제 알도, 이스라엘 아데사냐 등이 무에타이 기술을 접목한 파이터들이다.

스포츠가 대중적 인기를 이어가려면 스타는 필수다.

태국 무에타이의 전설 부아카우

무에타이의 태국 레전드는 단연 부아카우 반차멕이다.

무에타이를 세계에 알린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200승 이상을 거뒀다. 일본의 K-1 무대에서 외국 선수들을 연속 KO시키며 무에타이가 예술이자 무기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영웅적 존재이다.

그는 전성기 시절 경기 중 단 한 번도 다운되지 않은 정신력의 소유자이며, 태국 국방부 홍보대사, 경찰 격투 시범 등에도 참여해 전통과 애국심을 모두 갖춘 국민 스타이자 태국 격투기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옹박의 토니자 영화장면

토니 자 주연의 2003년 태국 영화 ‘옹박’은 2000년대 초반 무에타이를 문화적 관점에서 세계에 알린 매개체가 됐다.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배우이자 무술인 토니 자는 한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실제로 아무런 도움 없이 여러 사람의 어깨를 뛰어넘는 묘기를 보이기도 했다. 대역 없는 연기, 와이어 없는 실제 무술이라는 영화 홍보 콘셉트와 함께 무에타이는 한국에도 급속하게 알려졌다.

태권도의 영웅은 파니팍 웡파타나킷이다.

여자 -49kg급의 파니팍은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올림픽 2연패를 거두며 태국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태권도의 위상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스피드가 빠르고, 양발 공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어떤 불리한 상황에서도 항상 예의 바른 태도로 태국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다.

최영석감독

이런 태국 태권도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인 최영석 감독이다.

최 감독은 2002년 이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불모지였던 태국 태권도의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올림픽 6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룬 인물이다.

그는 단순한 외국인 지도자가 아니라, 태국 스포츠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피몬 태국 올림픽위원회 회장

최영석 감독과 태국 태권도를 이끌었던 피몬 스리위콘 태권도협회장은 지난 3월 25일 태국 올림픽위원회 회장에 선출돼 태국 내 태권도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태국에서 민간인 출신이 올림픽위원회 회장에 선출된 것은 60여 년 만이다.

그만큼 최영석 감독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구어낸 뛰어난 성과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도 태권도 한류는 있었다.

태국 태권도 원로 송기영 사범

53년 전인 1972년 태국에 와 태권도를 알린 송기영 사범과 그의 뒤를 이은 박종화, 정성희 등 한국인 사범들이 그 주역이었다.

정성희 사범은 매년 왕실 공주컵 국제태권도대회를 개최하는 등 태국 태권도 확산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태국 태권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태국의 무에타이 세계화 전략은 먼저 길을 걸어온 태권도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또 태국 내에서 수련 인구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태권도는 무에타이에 자극을 주고 있다.

태국에서 두 무술은 경쟁이 아닌 공존과 상생의 길에 함께 서 있다.

그리고 지금, 태국은 무에타이를 향해 세계에 말을 걸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문화이고, 힘이다.” (Harry)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khgW8NVph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