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만 의문사하는 마을의 태국인들은 영화에서 처럼 집 앞에 붉은 색 옷을 걸어놓고 ‘ 이 집에는 남자가 없어요’란 글을 써놓는다.
태국어로는 반니 마이미 푸차이라고 쓴다. 어떤 곳은 개와 고양이만 있다는 글을 쓰고 나무로 만든 허수아비를 걸어 과부귀신을 헷갈리게 한다고도 한다.
건강한 남자들의 의문사가 이어지자 일부 남성은 상황이 진전될때까지 집을 떠나거나 불공을 드리기도 한다. 이런 의문사가 진짜 과부귀신의 소행인지 또는 의학적원인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의학적 시도 가운데에서는 브루가다 증후군이라는 것이 가장 근접해 있다.
1992년 학계에 처음보고된 것인데 유전적 심장병의 일종이다. 휴식이나 수면중 심실 부정맥이 일어나 급사하는 병인데 동남아 젊은 남자, 특히 태국 미얀마 라오스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몽족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과부귀신에 집착하는 태국인들이 이 의학보고서를 절대 믿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들어갔다하면 기절하는 태국의 불가사의한 동굴이 한국TV 교양프로그램에 소개된 적도 있었다.
제작진은 동굴의 습도, 온도, 유해가스 분출 등을 샅샅이 조사했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곳을 단체 방문한 학생들은 수십명이 원인도 모르고 기절한 전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쥐가 살만한 환경인데 한마리도 없는 것부터 미스터리가 시작됐다. 마을주민들은 동굴이 산악게릴라들의 은신처였고 한가족이 몰살당한 일도 있다고 전했다. 멀쩡한 사람들이 기절하는 것은 이런 귀신들의 작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의문은 또 이어진다.
사람들이 거듭 기절할 정도로 위험하다면 지방행정당국은 이 동굴을 조사하거나 폐쇄하지도 않는 것일까?
그냥 납량특집 관광지로 활용하려고 방치하는 것일까?
태국에 유독 귀신이 많은 것은 세계적 귀신영화가 많다는 것과도 상관이 있다.
한때 한국은 무더운 여름철에 태국에서 납량특집 공포영화를 패키지로 수입해 상영한 적도 있다.
셔터, 샴, 포비아 등의 영화는 오래됐지만 아직도 살떨리는 태국영화로 기억된다.
이유없이 목이 뻐근하거나 짓눌린 느낌이 있다면 귀신에 목에 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영화 셔터가 유행시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