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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한인 70년사(6): 태국 한류 20년사
 
  태국 한인 70년사(6): 태국 한류 20년사  
     
   
 

태국 한인 70년사-100년을 향한 전진’이 발간되었다. 태국에 한국인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살아왔으며 발전해 왔는가를 다루고 있다. 또 태국에 진출한 공기관과 각 기업, 언론, 종교단체, 한태교류의 역사, 태국내 주요한 한국인, 태국거주 한국인들이 태국에 대해 느끼는 설문조사, 태국의 각종 상식과 팁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발간된 책을 중심으로 일부 발췌해 소개한다. 통권은 재태국 한인회에 문의.

스페셜리포트

태국 K-POP Invasion

드라마로 시작된 태국 한류는 K-POP이 바통을 이어 팽창을 이어가고 있다.

규모있는 첫 단독콘서트는 2006년 2월의 레인(비)이었지만 불과 5년 뒤에는 어떤 가수가 태국에 오갔는지 모른 정도로 그 수가 늘어났다.

한 때 전속가수 500여명을 보유하며 태국 가요시장을 쥐락펴락했던 태국 엔터테인먼트 공룡 GMM 그래미사는 2000년 중후반 한국음반 수입에 적극 가세했다. 레인의 첫 콘서트 이후 그래미사가 5년 동안 수입한 한국앨범은 100개가 넘었다. 한국 연예기획사 SM은 한국드라마 수입에 본격 뛰어든 트루와 합작법인까지 설립했다. 강남스타일의 전세계적 돌풍과 함께 태국 K-POP은 팽창을 거듭했다. 태국에서 외국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이전까지는 5% 이내에 불과했다. 2009년 이후 20% 대로 증가했는데 그 중심에는 단연 한국음악이 있었다. 한해 300여개의 앨범을 냈던 그래미사가 한국음악에 관심을 갖고 수입에 나선 것은 K-POP의 태국 유입으로의 고속도로를 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태국에서 K-POP는 초창기 베이비복스 등이 인기를 끌며 시장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으나 규모있는 콘서트로는 발전시키지 못했다. 한국드라마가 방송되면서 드라마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레인 등 비주얼을 갖춘 가수들이 태국 문턱을 손쉽게 넘기 시작했다고 분석된다.

*2007년 JYP의 태국 오디션

그래미사는 2007년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등의 새 앨범을 싹쓸이했고, 2010년 한해에는 29개의 한국앨범을 라이선스 구입형태로 태국에 유통시켰다. 기존의 아이돌 뿐만 아니라 CNBLUE, 샤이니, FT아일랜드 등의 그룹과 보아, 태양, G드래곤 등의 솔로앨범도 소개됐다. 태국 팬클럽 사이트는 일본과는 달리 비회원이며 복수로 활동하긴 하지만 한국 음반이 29개나 소개된 2010년에는 동방신기의 인터넷 팬회원수는 77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K-POP의 고속성장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진출한 K-POP는 처음부터 뜨거웠다. 2006년 2월 1만석 규모의 방콕 외곽 임팩아레나 홀에서 열린 레인의 콘서트 입장권 가격은 가장 비싼 것이 6천밧(22만원)으로 대졸신입사원 급여의 절반에 이르는 매우 비싼 수준이었다.

가수 역량이 뛰어났지만 드라마의 후광도 컸다. 레인은 콘서트를 갖기전 주인공으로 출연한 드라마 ‘풀하우스’가 CH7에서 방송돼 시청점유율 70%대를 기록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K-POP의 빠른 전파속도를 알게 해준 대표적 사례다.

한국에서 이미 톱가수의 반열에 오른 그는 2004년 5월 방콕에서 음반홍보를 위한 ‘쇼케이스’를 가졌지만 지명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었다. 1년 9개월 뒤의 콘서트가 그처럼 대성황을 이룬 것은 아마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듯 했다.

레인에 이어 동방신기, 신화, 플라이투더스카이 등이 태국내 K-POP 단독 콘서트의 2,3,4번째 바통을 차례로 이어갔다. 단독 콘서트 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부터는 정상급 아이돌 20여팀이 총 출동하는 매머드 콘서트도 열렸다.

그러나 이들 콘서트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콘서트는 객석을 절반 정도 밖에 채우지 못했다. 한 때는 2주 간 4팀의 한국 콘서트가 서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K-POP 공급 과다의 시기가 온 것이다. 레인의 첫 콘서트 이후 불과 6-7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럼에도 2020년 코로나 이전까지 K-POP 콘서트가 끊임없이 태국에서 펼쳐진 것은 팬들의 성원이 식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K-POP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태국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등장했다. 2012년 이후부터는 매년 한국어 교사들이 중등학교에 파견되고 있다. 2PM과 닉쿤, 슈퍼주니어, 빅뱅, 동방신기, 카라, 2NE1, 비스트 등 20팀의 가수가 한 해 태국 제품의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2020년 이후에는 블랙핑크의 태국인 멤버 리사 등 소수의 태국인 K-POP 가수들만이 제품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음악교과서에 등장한 K-POP 가수들

K-POP이 고공비행하는 도중 2011년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K-POP 가수들이 태국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다수 실린 것이었다. CN블루, 레인, 빅뱅, 슈퍼주니어 등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태국의 교과서는 20여개의 출판사들이 출판한다. 각 학교들은 이 중에서 마음대로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는데 한국 가수들이 등장한 교과서는 빅 5안에 드는 곳이었다.

닉쿤은 중2 교과서에 ‘음악산업의 소개’라는 장르에 가수의 직업군으로 소개됐고, CN블루는 고3, 고2 교과서에 등장해 마룬5와 함께 외국의 대표적 음악가로 실렸다. 레인은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음악가’로 고2 음악교과서에 나왔고, 빅뱅은 중2 교과서에 아시아의 간판 아티스트로, 슈퍼주니어는 고3 교과서에 가장 유명한 콘서트로 태국에 영향을 미치는 가수로 언급됐다.

태국내 K-POP이 대중적 인기 뿐만이 아니라 청소년의 교육과 정서에도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태국 쪽에서 보면 외국음악인 K-POP이 태국에서 영원할 수 없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럼에도 태국의 많은 음악관계자들은 BTS의 경우를 들며 K-POP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세계를 휘어잡는 BTS 처럼 초대형 스타들이 나온다면 10년은 더 너끈하다는 견해다. 또 외국문화가 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태국문화의 개성이 강해 걱정할 필요 없고, 그 동안도 잘못된 게 없으므로 고민할 이유도 없다’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련 120여편의 논문 및 단행권을 저술, 태국 학자가운데 단연 한국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담롱 탄디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태국의 전통 문화는 상당히 강하다. 외국 문화에 의해 쉽게 영향받거나 대체되지도 않는다.. 외국 문화들은 종종 ‘유행’이나 ‘새 패션’처럼 다가왔지만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통해 사라졌다. 게다가, 태국 문화의 여러 분야는 세계최고다. 음식, 태국 복싱 등과 전통음악과 춤 등은 국가정체성을 공고히 해주고 있다. 영국, 할리우드, 일본 문화가 태국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안 한국 문화는 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선택으로 부상한 것이다. 외국 문화의 유행은 상승하고, 정점을 이뤘다가 점차적으로 쇠퇴하는 법이다.” 태국 문화의 자신감을 대변해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었다.

한류의 범람에 대해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대학 졸업자의 첫 급여가 60만원 미만인 소득을 감안할 때 높은 입장료와 많은 공연은 K-POP 확산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K-POP이 태국에서 계속 우량컨텐츠로 이어가기 위해선 현지 정서를 존중하고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1년 태국 대홍수때 태국인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인터뷰를 한 아이돌그룹은 그 뒤 10년이 지나도 외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