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인기로 한류스타 팬미팅 성황
인기 드라마들의 주인공들이 태국에서도 스타로 부각되는 것은 당연했다. `‘마이걸’의 이준기와 이동욱 이다해, `‘옥탑방 고양이’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김래원, `‘풀하우스’와 `‘이죽일 놈의 사랑’의 비, `‘서동요’ `‘온리유’ 등의 조현재, `‘궁’ `‘커피프린스’의 윤은혜 등이 2010년 이전까지 태국의 한류스타들이었다. 당시 최고의 한류스타였던 김래원과 이다해는 재태 한인회의 초청으로 태국을 방문, 한태 수교 50주년 행사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채널 7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풀하우스’의 주인공인 비가 풀하우스 방송이 나간 뒤 태국에선 한국가수로는 처음으로 단독콘서트를 열었다. 입장권 판매가 시작되자 마자 매진을 기록한 것은 드라마 효과에 힘입은 것이었다.
태국 초기한류 붐을 주도한 드라마는 K-POP으로 진화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류스타들도 팬미팅을 위해 보컬연습을 하고, 새로 제작되는 드라마는 동남아 팬들을 겨냥해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경향도 보였다.
2008-2009년 2년 간 태국 지상파 TV에서만 무려 86개의 한국드라마가 방송됐다. 1부50분을 적용하고 평균 16부작시간으로 나눠 따져봐도 태국인들은 주요방송 황금시간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국을 대하게 된 것이었다. 이쯤되면 ‘한국적인 것’인 유행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엉청난 양의 한국 드라마 방송은 한류스타를 낳고, 한국패션, 한국관광, 한국어 학습열기 의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음반시장의 침체기를 겪던 가요시장도 태국을 토대로 확실한 기반을 쌓아갔다. 드라마 음반(OST)도 자연스럽게 태국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한국 오락프로 한류에 가세
2009년 이후 케이블 TV 트루는 한국방송 프로그램 수입의 또 한 축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종전의 태국 TV들이 주로 드라마를 수입한 방면 트루는 드라마는 물론 오락, 쇼, 가요프로까지 안방에 쏟아냈다. 한국의 `‘X맨’ `‘러브레터’ 등 오락프로 등이 트루를 통해 태국에 들어왔다. 한류의 또다른 진화가 시작된 것이었다.
태국 방송사들이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적극적인 것은 크게 2가지로 풀이된다. 첫째는 한국 프로그램들이 갖는 경쟁력 자체이고 두번 째는 비교적 싼 가격이다. 태국에 방송되는 한국드라마의 수출가격은 이후 상승했지만 초창기는 한편 당 200만원을 넘지 않았다. 한국드라마의 평균제작비가 이미 억대를 넘어간 시점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질 높은 드라마를 헐값에 사들이는 태국 방송사 측에선 그야말로 수지맞는 장사였던 셈이다.
2008~2009년 정점을 이뤘던 태국 방송사들의 한국드라마 방송러시는 2010년 이후 웬일인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0년엔 전년도에 비해 37%가 줄어든 27편만 방송됐다. 2012년엔 채널 5과 채널 9은 한국드라마를 편성하지도 않았다. `‘가을동화’ `‘대장금’ `‘풀하우스’ 같은 드라마 컨텐츠를 견인할 초대박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컸다. 아마도 이는 한국드라마의 신선도가 과거만큼 못하다는 것과 만만찮은 가격의 상승요인으로도 풀이된다.
드라마 방송횟수가 현격히 줄어 한국에 대한 노출빈도가 감소되면 `‘한류’도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연한 이론이었다. 문제는 양보단 질이었다. 명품 드라마가 한류를 롱런으로 이끌며 다른분야까지 견인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디지털 TV의 등장과 한국 드라마의 양적 팽창
태국은 2014년 4월부터 디지털 TV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다시한번 고조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종전까지는 채널3,5,7,9,11 Thai PBS등 6개의 지상파 TV가 있었지만 디지털TV가 가동되면서 채널이 48개까지 늘어나게 됐다.
이 가운데 PPTV는 한국드라마를 2014년 19개나 편성했고, 워크포인트, JKN, MONO29에 이어 2018년엔 아마린TV 등도 한국드라마 수입에 가세했다.
태국 한류를 지핀 동력이 된 채널3과 채널 7도 한국 드라마 편성시간을 다시 늘렸다. 디지털 TV가 본격 가동된 2016년 이후 2018년까지 이 두 채널의 한국드라마 방송 비중은 전체방송사들이 방송한 한국드라마의 44%나 차지했다. 스토리 구조가 탄탄하고 영상미가 뛰어난 한국드라마들은 태국 방송사들에게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컨텐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