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새정부가 친(親)탁신의 프어타이 당 주도로 구성될 것이 유력해지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뿌려질 것이 예상된다.
총선 전 프어타이 당이 ‘16세 이상 1만 밧 지급’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현재 유력한 총리후보인 프어타이 당의 세타 타위신 후보는 선거전 이 공약을 직접 설명하며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공약은 16세 이상의 태국인에게 전자지갑을 통해 예외없이 1만밧(한화 약 38만원)을 지급하고, 거주지 반경 4km 이내 지역상점에서 6개월 이내 생활필수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태국의 16세 이상 인구는 5천만 명 이상. 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예산은 5천600억 밧, 한화로 21조 원이 넘는다. 한국 농-수산-식품 1년 예산(24조 원) 수준이고 국방예산(57조원)의 37%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돈풀기 정책’은 이 뿐만이 아니다. 프어타이 당은 집권 4년 동안 총 114조 원이 투입되는 70개 정책을 발표했다. 노인복지, 대중교통 요금인하, 의료제도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돈이다. 일일 최저 임금도 현재보다 70% 인상하고, 대졸 신입사원의 최저급여도 월 2만5천밧(한화 약 95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태국의 최저임금은 지역마다 다른데, 수도 방콕의 경우 일일 353밧, 북부 치앙마이는 340밧 등 이다. 최저 임금을 정권 내 600밧 까시 올리겠다는 것이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직전 프어타이 당이 ‘16세 이상 1만밧 지급 공약’을 발표하자 예산은 도대체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답변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프어타이 당은 재원의 46.5%인 2천600억 밧은 국고로 충당하고, 나머지 1천300억 억 밧은 예산운영, 1천억 밧은 세수, 900억 밧은 복지예산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공개했다.
1인 1만 밧 지급은 내년 1월 ‘새해 선물’로 지급될 계획인데 백화점, 온라인숍 보다는 지역상점이 그 대상이다. 암호화폐는 아니고 개인휴대폰으로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는데 타인양도나 판매가 불가능하고 1회성 정책이라는 게 현재까지 나온 프어타이 당의 해석이다.
거주지 반경 4km 이내 지역상점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블록체인 기술도입을 통해 이를 해결해 보겠다고도 밝혔다.
세타 타위신 후보는 ‘1만밧 지급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사업주들이 상품구입을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 소득세 징수액이 20% 정도 늘어나 이것만해도 3천억 밧의 세수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새 정부구성이 유력한 프어타이 당의 정첵에 대해 현 쁘라윳 총리는 “말은 쉽지만 노동자, 사업주, 정부, 주요 투자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2014년 군부에 의해 축출된 친탁신의 잉락 총리 정부도 ‘선심성’의 다양한 정책을 내세웠으나 이행되지 않거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특히 대표 선거공약의 하나였던 농민을 위한 정부의 고가 쌀 수매정책은 각종 비리로 얼룩지며 자신의 해외도피로 이어진 결정적 원인이 됐다.
잉락 전 총리는 쌀 수매와 관련 부정부패를 방치한 혐의(직무유기)로 형사재판을 받던 2017년 8월 25일 해외로 '야반 도주' 해 지끔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태국 대법원은 그해 9월 궐석 재판을 통해 잉락 전 총리에게 5년 형을 선고했다.
반면 잉락 전 총리는 집권 1,2년차이던 2012년에 이어 2013년 당시만 해도 어려운 최저임금 300밧의 전국실시로 파장을 낳았으나 현재 정착됐다. 최저임금 인상 후 5일만에 2천500명이 해고됐다는 집계가 발표되는 등 산업계의 반발을 사자 정부는 중소기업 법인세를 깎아주고 사회보장기금으로 중소기업 대상 장기저리 융자를 해주는 등 보완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친 탁신당의 정책은 표를 얻기위한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탁신 정부 시절인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태국의 경제부흥기를 기억하고 있는 태국인들은 한켠으로 희망을 거는 듯 하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