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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한 공무원의 죽음과 잔상
 
  태국 한 공무원의 죽음과 잔상  
     
   
 

*나롱삭 주지사의 생전 모습.(더 네이션)

국 일부 언론들은 6월 21일 한 공무원의 죽음을 전했다.

방콕 북부와 맞닿아 있는 파툼타니 주의 나롱삭 오사타나콘(Narongsak Osatanakorn) 주지사였다.

1965년 생인 그는 대장암과 사투를 벌이다 방콕 시리랏 병원에서 결국 58년간의 생을 마감했다.

나롱삭 주지사는 5년전인 2018년 여름 전세계를 감동시킨 태국 공무원이었다.

그해 7월 불어난 빗물에 18일간 동굴에 갇혔던 태국 유소년 축구단 12명과 코치 1명의 구조를 진뒤지휘해 전원 털끝하나 다치지 않게 구조해낸 ‘국민영웅’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구조대원들의 필사적인 도움으로 유소년 축구단은 5km에 이르는 시계 제로의 비좁은 흙탕물 수중동굴을 9시간 가까이 헤엄쳐 3일 간 3차례에 걸쳐 전원 생환했다.

전세계 사람들에겐 감동의 연속이었다.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축구스타 라이오넬 메시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사람들이 기도를 이어갔고, 트럼프 대통령 및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은 곧바로 자국민을 대표해 구조성공 축하 메시지를 쏟아내기도 했다.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

시 구조 최종 책임자였던 나롱삭 치앙라이 주지사의 매순간 정확하고 절제 있는 상황판단이 빛났다.

치앙라이의 주지사 임무가 이미 끝나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난 상태였지만 그는 전문적 지식을 인정받아 수상의 지원을 받고 구조를 이끌었다. 지질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지만 구조의 최종방법을 선택하고 결정해야하는 고독한 순간에 맞닥뜨렸을 것이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도 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동굴 밖에서 멀찌감치 비켜섰다. 그는 경찰 주파수를 방해하거나 드론을 띄워 취재하는 언론을 맹비난하고 구조에 영향을 주는 어떤 행위도 강력히 금지시켰다. 그 어떤 외압에도 휘둘리지 않고 소년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에 최우선이었을 뿐이었다.

치앙라이 소년들의 생환 실화는 영화로 제작돼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는데 나롱삭 주지사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겼다.

나롱삭 주지사는 2018년에는 Asia Society 에서 주는 ‘Asia Game Changer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소년들의 생환에 태국인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적의 생환드라마를 이끌어낸 나롱삭 주지사는2021년에는 현 쁘라윳 총리의 대안후보로 거론됐으나 ‘정치에 관심없다. 공무원으로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며 고사했다.

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부임하는 곳곳마다 공무원으로서 뚜렷환 성과를 남겼다. 2018년 파타오주의 주지사로 부임해서는 초미세먼지 해결로 각광받았고, 코로나가 덥친 2019년 이후에는 람팡 주지사로 주민들을 설득해 타주보다 높은 코로나 예방접종률로 보도됐다. 사망 2년전인 2021년에는 파툼타니 주지자로 지명됐다.

태국인들은 자기 자리에 머물며 끝까지 헌신했던 나롱삭 오사타나콘 주지사를 쉽게 잊지 않을 것 같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