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 태국 총선이 이런저런 예측을 낳는 결과로 나타났다.
태국 정치에 그다시 관심없던 한국에서도 수많은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력 총리후보인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후보도 이를 본 모양이다.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화답, 또다른 화제를 나았다.
피타 후보는 전진당의 핵심공약인 '왕실개혁'의 템포를 늦추면서까지 집권을 위한 야권 연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가 총리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피타 총리후보에 대한 태국 국민의 큰 인기와 당면 과제, 과거, 현재 향후의 태국 정부구성 방향까지 KBS 김원장 방콕 특파원이 명료하게 맥을 짚었다.
태국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이 글 하나면 충분할 듯 하다. 이보다 더 쉬운 해설은 없다!
태국에 파견 중인 한국 특파원은 KBS와 연합뉴스 2곳이다.
3년 임기의 김원장 특파원은 오는 9월 한국 복귀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태국 뉴스는 물론 미얀마 사태 등을 다각도로 취재 분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 피타 림짜른랏
누구는 케네디를 보는 것 같다고 하고, 누구는 오바마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태국 젊은이들에게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MFP) 대표의 인기는 거의 록스타 수준입니다. 한국 대기업의 방콕 주재원 친구는 '자신도 참정권이 있다면 한 표 던지고 싶다"고 하더군요.
태국 정치는 20여 년간 군부와 재벌가인 탁신 가문과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런데 혜성처럼 나타난 개혁정치인이 총선에서 1당을 차지했습니다. 일단 스펙부터 남다릅니다. 싱글대디에, 태국 민주화의 상징 탐마삿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책학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습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쌀겨기름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고, 메릴린치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도 일했습니다.
특히 외신들은 그의 '대화나 논쟁을 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합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부드럽게, 하지만 확신에 찬 눈빛으로 반박합니다. 무엇보다 방향성을 잃지 않습니다. 태국이라는 나라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강하게 확신하는 것 같은데, 태국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그 방향이 맞다고 도장을 찍어줬습니다.
그 방향은 '군주제를 개혁하고, 군이 지배하는 태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왕실모독제를 폐지하고, 군인은 제대 후 7년 동안은 정치를 못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을 처벌하기 어렵게 만든 현행 헌법도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늘 선거철에 '서민 복지 확대'만 외치고 개혁 현안에는 눈감아온 탁신의 프아타이당(For the THAI)은 제 2당으로 내려앉았습니다. 태국에서 손꼽히는 쭐라룽컨대학 정치학과의 티티난 교수는 "이제 군부 여당도 선거 때마다 복지 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약하는데 프아타이당의 복지 확대 공약이 먹히겠느냐"고 지적하더군요.
이렇게 피타가 군부와 군주제를 개혁하겠다고 했는데, 그럼 당사자인 군인과 왕족은 가만 있을까요? 그는 이번에 총리가 돼 이 개혁을 이룰수 있을까요? 혹시 방콕 번화가 수쿰빗 아속역에 다시 탱크가 등장하는 건 아닌지. 피타가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요? 피타의 집권과 태국의 민주화가 넘어야 할 2개의 지뢰밭을 설명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