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인 2013년 1월 12일.
어떤 책에서 읽고 유리병에 밥알을 넣고 스티커를 붙였다.
한쪽은 저주의 말, 한쪽은 은혜와 사랑의 말.
3-4개월 이후부터 내용물의 변화가 시작됐다.
저주의 말을 쓴 병은 밥알이 시커멓게 썩고, 냄새가 지독했다.
사랑과 은혜의 말을 쓴 병은 누렇게 발효가 되며 구수한 냄새가 났다.
이런상태가 5-6년 이어진 상태로 있었다.
밥알조차 저주와 사랑을 구별한다는 것은 신기한 실험이었다.
그 뒤 여러해에 걸친 실험의 결과도 대체로 같았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밥알을 보여주며
[이 보라! 밥알도 좋고 나쁜 말에 반응한다.
하물며 사람은 어쩌겠나?
나쁜 마음 먹고 욕하고 저주하면
이 밥알처럼 다른 사람 속이 시커멓게 썪는다!]
몇 년 잊고 지내다
밥알이 10년이 된 오늘
한 해를 다 보내며 생각나
책장 밑에 두었던 것을 꺼내봤다.
색깔은 구별이 안갈 정도로 모두 검게 변해있었다.
뚜껑을 열어봤는데 유쾌하지 않은 냄새도 비슷했다.
시간이, 세월이, 예전의 차이를 완전히 없애고 만 것일까?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저주의 말을 써붙인 병에는 여전히 시커멓고 흉칙한 모습의 물이
고여있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by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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