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현정권이 그렇게 싫어하는 탁신 전총리가 만든 타이락타이당을 통해 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2014년 쁘라윳 총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뒤 요주의 감시대상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이었을까? 4년 뒤엔 ‘정적’인 현 쁘라윳 총리와 한솥밭을 먹기 시작했다. 현 정부의 북부지역 전략담당 총수가 된 것이다. 탁신의 텃밭인 북부지역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모양이다. 마침내 국회의원에 첫 당선됐고, 농업부차관으로도 임명돼 정치 가속페달을 신나게 밟기 시작했다.
#마약 밀매협의로 4년 징역산 차관
그런데 그에 대한 논란이 2년전부터 뜨거워졌다. 2020년 국회에서 내각관료에 대한 불신임논쟁이 벌어졌는데 과거행적이 만 천하에 드러난 것이었다. 정치 입문 직전 3.2kg의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호주정부에 의해 발각돼 호주 법원에서 6년형을 선고받고 4년을 감옥에서 보낸 것이었다. 범죄 당시의 이름과 정치인이 된 뒤이름은 바뀌어 있었다. 자신은 밀가루였다고 항변했지만 법원판결을 뒤집을 어떤 증거도 대지 못했다.
그의 뒤엔 강력한 비호자가 있었다. 쁘라윳 총리의 군선배이자 현정권의 명실상부한 2자인 ‘큰 형님’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다. 탐마낫 차관은 쁘라윗 총리의 오른팔이라는 게 공공연하다.
쁘라윗 부총리는 ‘외국인에서 있었던 일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라며 탐마낫 차관을 위한 방탄막을 쳤다. 그 덕일까? 그는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총리 불신임 배후 조정하다 해고
이 정도는 약과다. 1년 뒤엔 탐마낫 차관을 둘러싼 더 ‘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지난해인 2021년 9월 쁘라윳 총리의 국회 불신임논쟁이 불붙었을 때다.
쁘라윳 총리의 불신임 주도 배후엔 탐마낫 차관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시쳇말로 그가 ‘주군을 몰아내는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불신임투표에서 살아남은 쁘라윳 총리는 바로 탐마낫 차관부터 해고해 버렸다.
2인자인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와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았다. 탐마낫은 내각은 물론 당 사무총장에서도 경질됐고 당에서도 축출됐다. 현 정부의 균열설이 더 파다해졌다. 한술 더떠 20여명의 국회의원들은 탐마낫 전차관을 따라 쁘라윳 총리의 당을 줄줄이 떠났다.
신설된 탐마낫의 태국경제당은 2023년 총선에서는 500석 중 100석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입헌군주제를 표명하며 현 집권여당과 노선을 같이하는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수틀리면 바로 야당편으로 바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태국 정가의 일치된 분석이다.
#쁘라윳 태국 총리의 위기
쁘라윳 총리는 2014년 군사 쿠데타 이후 철권 통치하다 미루고 미루다 무려 5년 뒤인 2019년 3월에나 총선을 했다. 소수당을 규합해 연립정권을 꾸려 겨우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태국 헌법에 총리는 총 8년 이상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헌법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실질 총리직을 수행했으니 내년 총선 전인 올해로 쁘라윳 총리의 임기는 끝난다. 하지만 집권여당은 총선 이후만 총리임기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맞서고 있다. 태국 정치 이면에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국회에서는 총리 불신임논쟁도 전개된다. 여러 복잡하게 얽혀가는 상황속에서 쁘라윳 총리의 등에 칼 꽂고 나간 탐마낫 전차관은 움직이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섭섭한 말 된통 한번 한 사람도 만나기 꺼리는 게 보통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은 필요에 따라 간과 쓸개에 번갈아 붙는다. 칼을 품지만 미소 띤 얼굴로 언덕을 함께 넘는다고도 한다. 국민보고 정치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고 천성적으로 정치할 사람들은 애초부터 타고 나는 것이다.
참정권도 없는 마당에 흰소리지만 코로나 종식이 가까워오는 가운데 올해 말-내년 태국 정치의 급격한 변동으로 혼란이나 일지 않길 바랄 뿐이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