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학생들의 졸업장 거부운동이 논란이다.
대학생들의 왕족 수여 졸업장 수령 거부가 확산되자 왕당파 기업들은 졸업장이 없으면 취업시키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태국 모든 대학의 졸업장은 왕족이 수여하는 전통이 1930년 이후 9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국왕이나 공주 등 이른바 ‘로얄패밀리’가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장을 수여하는데, 왕족 수가 몇 명 안되다 보니 졸업하고 1년 뒤에 졸업식이 열리고 졸업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졸업식은 근엄하고 엄격하다. 의상, 두발 등이 엄격히 통제되고 여학생의 경우 속옷과 스타킹 색깔까지도 정해진다. 대부분의 졸업식 장에는 휴대폰이나 카메라 반입이 금지되고 친척의 입장도 불허된다. 졸업 전 취업된 학생이라면 졸업식 리허설에 참석하기 위해 2-3일간 회사를 쉬고 학교에 나가 연습을 하기도 한다.
왕족이 직접 졸업장을 수여해 불편을 감수하고 참가하던 졸업식이 더 이상은 명예스럽게 여기지지 않고 있다. 왕실 수여 졸업장 수령 거부 운동이 시작되 것은 최근 몇년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왕실 개혁’과 궤를 같이 한다.
2020년 쭐라롱꼰 국립대학에서 시작된 왕족 참가 졸업식 거부 운동은 반인권적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전근대적 유물이란 시각이 높아져가고 있다. 졸업장은 왕족이 아니라 교육에 관계된 사람이 수여하는 것이 맞다고도 한다.
치앙마이대학 학생회는 지난 1월 14일 열린 졸업식에 참가한 시린돈 공주 영접에 학생대표가 나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콘캔대학도 지난해 12월 왕족 졸업장 수령 불참 운동을 벌였다.
지난해 탐마삿대학 졸업식 리허설에는 전체 졸업예정자의 49% 정도만이 참가했는데, 대학측은 코로나의 영향과 왕족 일정에 따른 갑작스런 졸업식 일 확정 등으로 예년 참가율인 60-70%에서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왕실지지 기업가들은 취업 면접에서 휴대폰 등을 통해 졸업식 참가사진을 보여주거나 졸업장이 없으면 채용하지 않겠다며 전통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왕실 졸업장 수여 폐지를 지지하는 쪽은 “졸업식에 불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졸업식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취업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기업들의 ‘속좁은’ 행동”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