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미얀마 국경 지역에 귀신소동이 한창이다.
건강하고 멀쩡한 남자만 갑자기 죽는다는 것인데 한두해에 걸친 일도 아니고 카우솟, 방콕 포스트 등 여러 유력 매체들도 해마다 보도하고 있다.
카우솟과 인터넷매체 Thaiger의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북서부 미얀마 국경 딱주의 한마을에서 최근 10명의 건강한 남자가 이유도 모르고 사망했다.
태국인들은 이를 ‘과부 귀신’(라이타이)의 소행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남편을 잃은 여성 혼령이 남자만 골라 데려간다는 것이다.
태국 북부의 귀신소동은 최근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엔 나콘랏차시마 피마이 지역에서 4명의 남자가 갑자기 죽었고, 2019년 말엔 펫차분이란 지역에선 4개월에 걸쳐 40명의 남성이 사망했다. 지난해 1월에도 나콘랏차시마의 반타루엉 마을에서 3개월 동안 17세에서 60세에 이르는 13명의 남자가 의문사 했는데 언론들은 ‘과부 귀신’ 때문이라는 주민들의 생각을 그대로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다.
올해 6월 한국에서 개봉된 태국 배경 영화 ‘랑종’도 태국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귀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랑종’에서처럼 피해 지역 태국인들은 과부 귀신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집 앞에 붉은색 옷을 걸어놓고 있다.
옷에는 태국어로 ‘이 집에 남자 없어요’란 문구를 적는데 ‘ 이 집에 남자는 없고, 개와 고양이만 있다’는 글을 쓰기도 한다. ‘과부 귀신’이 착각하도록 나무로 만든 허수아비를 걸어놓기도 한다고 한다.
건강한 남자들의 의문사가 이어지자 몇몇 마을 남자들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집을 떠나 있거나 불공을 드리기도 한다.
불교 인구가 대부분인 태국에서 샤머니즘과 귀신소동은 빈번한 일이지만 상황이 심상찮자 사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가장 그럴듯한 분석이 부루가다(Brugada) 증후군. 1992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유전성 심장병의 일종이다. 휴식이나 수면 중 심실 부정맥을 유발해 급사하는 병인데 동남아시아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며 특히 태국이나 미얀마 라오스 산악지대에 사는 몽족(Hmong)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돌연사의 정확한 규명은 베일에 가려있지만 ‘과부 귀신’을 믿는 태국 남자들 사이에선 공포심이 또 다른 공포를 부르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다. 누구든지 죽겠구나 싶으면 죽는 것이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