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태국 문화의 공통점 중 하나는 윗사람에 대한 예의다. 특히 새해 첫날에는 양국 사람들의 윗사람에 대한 예의와 풍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윗사람에 대한 존칭어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설날’에 한국인들은 세배를 한다. 부모나 웃어른에게 절을 하면서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덧붙인다. 태국사람들이 쏭크란 때 윗사람 손에 물을 부어주면서 “수카팝, 캥랭(건강하세요)”하고 말과 똑같다.
윗사람에게 물건을 건네고 받을 때도 한 손이 아닌 두 손으로 받는 것이 예의다. 태국영화 ‘헬로스트레인저’에서 한국친구 결혼식에 간 태국인 남자 주인공이 술잔을 받는데 친구 아버지가 ‘투핸드, 투핸드’라며 두손으로 받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사람들은 윗사람 앞에서 술을 마실 때는 정면을 향하지 않고 몸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 마시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한국인이나 태국인이나 새해 첫날에는 떠오르는 첫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빈다. 한국인은 새해 첫날 강원도 정동진을 많이 찾는다. 태국에선 우본 라차타니의 파땜이나 치앙마이의 도이인타논에 올라 새해 떠오르는 첫 해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새해에 가족이나 친구, 또는 윗어른께 선물을 하는 문화도 비슷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부모님들은 ‘현금’을 가장 좋아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태국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로 현금을 좋아한다.
태국인들이 쏭크란 새해에 고향을 찾듯 한국 사람들도 설날엔 고향을 방문한다. 이 때만 되면 고향으로 가는 자동차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태국과 한국은 최근 몇 년 사이 경기침체와 물가인상으로 사는 게 힘들어 졌다. 그래도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만나고 오면 의욕과 희망, 용기를 찾는다. 쌀밥 먹고, 윗사람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는 한국과 태국사람이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새해에는 고향 찾는 태국과 한국사람들의 주머니와 선물보따리가 더 풍성해지길 기대해 본다.
글 ㅣ 이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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