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일부 관광지의 ‘이중 가격 체계’는 오래된 문제다. 매표소 앞에 입장 가격을 태국어와 영어로 표기해 놓고 외국인에게는 5배에서 심지어 10배까지 많이 받는 곳도 있다. 노동 허가증을 제시하면 태국인 가격으로 입장시켰으나 카오야이 국립공원 등 일부에선 2015년부터 이런 제도마저 폐지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2PriceThailand’라는 온라인 사이트가 등장해 1만 2천여 명이 가입하는 등 ‘외국인 이중 가격 제도’에 대한 성토가 늘고 있다.
‘이중 가격’ 제도에 대해 태국 관광지에선 태국인은 각종 세금을 내지만 그렇지 않은 외국인은 더 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말이 나온다.외국인이 워크퍼밋을 소유하려면 한국인의 경우 월 급여가 최소한 4만 5천 바트가 되어야 한다. 그만큼 세금도 태국인보다 더 많이 낸다는 것이다. 반면 태국인의 경우 월 급여가 2만 5천 바트 이하면 사회보장료 외에는 별도로 낼 세금이 거의 없다.
유타삭 수빠손 태국 관광청(TAT) 청장도 “태국 거주 외국인들이 요금 차별을 받고 있다”며 국내 관광 시 사용할 ‘거주 신분증’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피팟 관광체육부 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외국인 차등 요금제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요금이 관광체육부가 아닌 환경부 소속인 것처럼 각 부처 간 조율을 해야 하고 이해가 중첩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과는 달리 한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히려 외국인 단체에게는 내국인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호텔 가격은 국가별 차등요금을 적용하는데 이는 '마케팅 전략'이다.
태국의 호텔들도 에이전트에게는 국가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해 계약한다. 보통 중동이 가장 비싸고, 유럽, 미국, 아시아 순이다. 내국인인 태국인의 경우 외국인보다는 프로모션도 자주 있고 보통 저렴하다.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동시에 호텔을 이용하는 행사라면 가격을 정확히 확인해 봐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름난 태국 호텔들의 경우 최근에는 ‘마케팅 차원’이라도 이런 '다원 가격 체계'는 거의 사라져 가는 추세다.
태국이 코로나에 태국 거주 외국인을 통해 국내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기 바란다면 그만큼 외국인을 잘 대우하면 된다. 총리가 “관광지 입장 가격을 통일하라. 차별을 두는 곳은 불이익이 있다”는 말 한마디면 실효가 있지 않을까? 정부 부처 간 조율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거주 외국인이 중요하다면 주야장천 ‘호구(虎口)’로 볼 것만이 아니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