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 중국, 마카오, 홍콩, 이탈리아, 이란을 '감염 위험 지역'으로 지정한 뒤 입국 방침이 오락가락했던 태국이 항공사를 통한 입국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태국 교통부 장관은 3월 9일 태국 민간항공국(The Civil Aviation Authority of Thailand, CAAT)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6개 감염 위험 지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출발지에서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탑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태국으로 오기 위해선 한국에서 비행기 탑승권을 받아야 하는데 건강진단서, 이른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태국에 도착하면 다시 한번 발열 체크를 하고 건강 설문지를 헬스 컨트롤 창구에 낸 뒤 입국 카드에 스탬프를 받아야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주태 한국 대사관이 3월 10일 오전 8시 현재 기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한 입국 조건은 태국 언론 보도보다 더 상세하고 까다롭다. 한국대사관 공지에 따르면, 건강 진단서는 48시간 이내 코로나 음성이고 14일간 질병이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 또 10만 달러 이상의 보험상품을 가입한 사람만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태국공항에선 건강 설문서를 제출해야 하고, 발열 콧물 등의 유증상자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도 입국 후엔 자택 및 숙박시설에서 14일간의 자가격리가 강력 권고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10일 현재 한국의 항공사 등에서는 태국의 이 같은 방침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듯하고 이행과정에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 한국의 고객상담원은 이날 오후 1시 통화에서 “태국 입국 뒤엔 지정된 곳에서 자가 격리된다"라는 올드 버전의 정보를 알려주며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태국행 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는 전달받은 바 없다"라고 안내했다.
같은 시간 태국 국적기인 타이항공 인천공항에선 “건강진단서 제출에 대해선 10일 오전 태국 본사로부터 통보받았고 11일부터 시행된다고 들었다. 콧물 등 감기 증세가 없다는 간단한 병원 진단서로 이해했는데 코로나19란 문자가 반드시 들어간 영문 진단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진단서를 발급받는데 2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당장 11일 입국하는 분들은 어떻게야 할지 난감하다. 특히 이후엔 이런 사실을 모르고 비행기 타러 오시는 분도 상당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대한항공 고객상담실은 첫 통화후 2시간 뒤 다시 전화를 걸어와 "태국 입국조건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 11일부터 시행되며 코로나19 음성이 포함된 첨부양식의 진단서와 보험가입 사실이 있어야 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고 정정했다.
태국 정부는 ‘감염 위험 지역’에서 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6일부터는 14일간 의무 자가격리 또는 권고 등을 발표하며 위반 시는 법적 조치에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국 시 발열 조사 및 간단한 설문지 작성만 하고 입국이 가능했다. 다만 한국으로부터 입국하는 태국 노동자에 대해선 증상이 없더라도 14일간 시설 격리를 하고 있다.
현재 태국 정부 발표는 출발지에서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고 태국에 입국하더라도 증상이 있는 경우는 별도의 시설에 격리되며 이 경우 모든 비용은 해당 승객을 태운 항공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검사는 의사가 양성으로 추측하는 ‘의사환자’에 대한 검사료는 무료지만, 증상이 없음에도 스스로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선 16만-17만 원의 비용이 든다. 또 검체 체취 뒤 유전자증폭 과정을 거처야 해 조사 소요시간은 6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대기자 등을 감안할 때 통상 1,2일이 소요되고 방역당국에도 큰 부담을 준다. 코로나19 음성 진단서 발급에 따른 비용도 문제지만 태국 입국에 대한 정보가 자주 바뀌어 항공사 및 이용 고객 등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건강진단서를 제출하고 탑승권을 받는 새 입국 규정은 3월 12일쯤 실제 입국 사례를 들어봐야 실행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하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