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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꼈던 사람들이 만든 드라마 ‘눈이 부시게’
 
  웃꼈던 사람들이 만든 드라마 ‘눈이 부시게’  
     
   
 

마 전 태국 연휴에 12부작 한국 드라마를 논스톱으로 봤다.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있었는데 드라마 부문 대상을 받은 중견배우 김혜자 씨의 수상소감에 꽂혀서다.

‘눈이 부시게’란 드라마.

‘인생작’을 만났다며 노배우는 수상소감을 드라마 대사로 밝혔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낮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을 잔뜩 실은 조금 어눌한 수상소감은 울림이 있었다. 팔순이 가까운 신앙심 깊고 겸손한 여배우의 지나온 날들이 연상되는 듯 했다. 생각해 보니 어떤 구절은 나한테 하는 소리인 것 같다.

IP TV를 검색하니 드라마가 있었다.

연출자 이름이 낯익다. 오락프로그램을 했던 ‘재주 많던’ 김석윤 PD.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김PD는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이미 여러 작품을 남기고 있었다.

이남규 작가 역시 ‘개그콘서트’ 등을 썼던 방송구성 작가였다.

오래 전 이긴 하지만 웃기는 일에 골몰했던 이 분들이 이런 감성작을 만들어 낸 것이 신기했다. 어쩐지 드라마 곳곳에 ‘웃기는 설정’과 황당함을 비벼 넣어 때론 시트콤인가 판타지인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종영 2회 쯤에서 느닷없는 반전이 시작됐다.

앞선 회를 모두 본 노력이 무시당하는 듯해 기분이 나빠지려 했는데 이내 눈물이 가로 막았다.

80% 웃음, 20% 쯤은 진지함과 눈물로 버무린 이 드라마는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다’로 시작되는 주인공의 독백을 잘 따르고 있었다.

마 전 한 토론프로그램에서 ‘인생에서는 의미를 찾는 게 아니라 부여하는 것’ 이란 말을 꺼내놓고 모두 동의하는 패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인생이란 드라마의 대상이 주어질만 하다.

몇개월 뒤면 사회에 나온지 30년째. 수상소감을 빗대 이런 소감을 적고 싶다.

늘 바빴습니다. 나아지려고만 했습니다.

삶이 한 바탕 꿈이라지만 좋았던 기억도 꽤 있습니다. 어릴 적 시골마당에 누워 바라보던 별 무리들, 무엇이든지 기다림이 마냥 좋았던 청춘, 따뜻하고 작은 아들의 손을 꼭 잡았을 때의 신비로운 감격.

지금 삶이 고된 당신, 위안받고 사랑받을 곳이 많지 않나요?

‘세상 셈법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하나요? 어깨는 무겁고 미래는 불안하게 느껴지나요? 대수롭지 않을 일에도 진땀이 날 만큼 기력도 줄었나요?

그렇지만 꽃들은 계절 맞춰 피고, 해는 매일 뜹니다.

꿈결 같은 세상 속에서 섭리대로 살고 있는 것이랍니다. 죽은 뒤의 그 무엇을 바라지 마세요.

지금껏 잘 걸어온 당신의 삶. 의미를 찾기 보단 부여하세요.

걸어온 날들이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헛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인생 가운데 가장 젊고 좋은 날이랍니다.

제발 인상도 어깨도 쫙 펴세요!

절대 하루를 심각하게 살지 마세요!<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