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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불타는 청춘’ 태국 불법촬영의 진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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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불타는 청춘’ 태국 불법촬영의 진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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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이 태국에서 불법촬영 혐의로 체포됐다는 보도에 대한 속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PD와 작가 등 10명은 지난 9월 7일 태국북부도시 치앙마이에서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촬영하려다 체포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가 10일 전해졌다.
이에 대해 SBS 제작진은 곧바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태국 관광청 협조 하에 촬영했다’ 며 현지경찰과의 소통 부재로 조사를 받았고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해프닝으로 축소한 것이었다.
‘불타는 청춘’은 중년스타들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며 3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불타는 청춘’ 처럼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한 드라마 영화 등이 태국을 촬영지로 선택하는 경향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촬영과 관련된 태국 실정법에 대한 무지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 한 제작진도 허가없이 상업용 컨텐츠를 몰래 촬영하다가 적발돼 영상물을 압수당하고, 강제 출국 당하는 큰 망신을 사기도 했다.
사전답사면 모를까 태국 관광관련 정부기관인 태국관광청의 협조가 있더라도 외국 제작진의 촬영이 자동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태국 관광청이나 주한 태국대사관 등에서는 태국 촬영 시 반드시 촬영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안내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촬영해 방송한 한국의 모 프로그램도 촬영 직전까지 이런 것을 잘 모르고 있다가 주한 태국 대사관의 권고로 급히 촬영허가를 득해 촬영을 완료하기도 했다.
태국이 태국 촬영 시 사전 촬영허가를 엄격히 요구하는 이유는 자국에 대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게 첫째 이유다. 또 외국 촬영팀의 로케이션시 유치는 태국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헐리우드 영화 등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며 태국을 촬영지로 택하고 있다. 다만 이는 외국 영상물 제작진에 해당한다. 태국 국내 제작진이나 이미 비자를 받고 태국에 상주하는 외국 특파원들은 사전 촬영허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촬영 허가를 관장하는 기관은 태국 관광체육부 관광국의 필름 오피스란 곳이다. 한국 제작업체가 태국 촬영을 하기로 결정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태국 내에 허가 받은 프로덕션(코디네이터)과 컨택하는 것이다. 태국 필름 오피스에선 자국내 등록된 프로덕션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2년마다 코디네이터 허가서를 발급해 준다. 외국 제작진은 이 프로덕션을 통해서만 촬영허가서가 발급된다. 한국 주재 태국관광청이나 대사관에 문의하면 촬영허가 양식 등을 받아 볼 수 있다.
한국 제작업체가 태국 촬영을 확정하면 이런 등록된 프로덕션을 통해 필름 오피스에 영문으로 된 촬영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촬영 허가 신청서는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오락 등 프로그램에 따라 제출서류와 숫자가 각각 다른데 기본적으로 신청자 이름, 촬영의 종류, 기간, 촬영지, 도착일, 촬영장비, 예산규모를 기입해야 하고, 태국내 코디네이션을 담당할 프로덕션의 허가번호와 정보를 기입해야 한다. 또 시놉시스와 스토리 등도 부수적으로 들어간다. 태국어로 번역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이 촬영허가 신청서의 말미에는 태국의 법과 규칙을 준수하고, 태국의 안전과 공공질서, 도덕, 환경, 태국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문구에 서명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불교나 부처, 태국 왕실 등의 비판적 영상물이 촬영돼 방송되고 이것이 모니터링 되면 향후 수년이 지난 뒤에도 문제가 된다. 과거 유럽의 한 제작 관계자가 방콕 공항에서 이유없이 체포돼 헤아려 따져보니 수년 전 태국에 대한 비판적 영상물을 제작했던 것이 드러났다.
촬영 허가 신청서 말미에는 촬영이 진행되는 동한 필름 오피스에서 직원이 파견되며 촬영과정을 일정내내 지켜보도록 하고 있다. 이 사람에게는 매일 일비도 지급해야 한다.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등 비교적 간단한 영상물은 관련서류를 6부만 카피하지만, 영화, 연속극, 게임쇼,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25부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촬영지, 시놉시스 등까지 25부를 복사하면 거의 한 트럭 분량이다. 이 카피 본은 필름 오피스 위원들이 모두 모여 심사하며 촬영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신청서 제출부터 허가증을 받는데까지 2주 정도가 걸리는데 부적격 서류는 계속 추가 지출을 요구받고 이에따라 촬영허가서를 받는 기간은 연장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촬영허가를 신청하는 성미급한 한국 일부제작진들은 흥분하기 십상이다.
SBS의 ‘불타는 청춘’ 은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해당될 것 같은데 태국에서 본격 촬영을 하려면 각종 신청서와 서류를 25부 제출해야 하고, 구체적인 촬영지 등을 대단히 상세하게 기입해야 촬영허가를 득할 수 있다. 태국어 번역 부분도 적지 않을 듯 하다.
필름 오피스에서 촬영허가를 득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난관은 그 다음부터다. 촬영허가와 함께 스태프들은 워크퍼밋(노동허가증)을 득해야 한다. 태국에 관광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워크퍼밋은 태국 필름오피스의 관할이 아니다. 주한 태국대사관 등에 문의해 해당서류를 갖추고 발급받아야 한다.
촬영허가증과 워크퍼밋을 받았다고 해서 태국 아무 곳에서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이 허용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령 방콕 카오산이나 치앙마이 거리에서 촬영을 한다고 하면 해당지역의 행정 관청과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구두나 서류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제작진의 로케이션 팀의 업무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관할 경찰서와 해당관청에 촬영비를 지급하는 것이 이중지급이 아니냐며 항의해도 소용없다. 태국의 법이 그런다는 회신이 돌아올 뿐이다. 촬영이 해당지역의 관광홍보를 위해서도 좋지 않느냐고 잘 설득하면 촬영비를 면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복잡한 절차와 비용, 촬영허가를 받기 위한 기간 때문에 적지 않은 외국의 제작진들이 태국에서‘불법 촬영’을 선택한다. 한국의 일부 제작진도 다르지 않다.
실내나 사유지만을 촬영지로 한정해 그곳 소유주의 허락을 받고 촬영을 한다면 모를까 ‘태국에서의 촬영’ 분위기를 내기 위해선 카메라는 태국 풍경이 나오는 거리나 공공 장소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잠깐의 스케치라면 모를까 전문 촬영팀은 조명은 물론 반사판, 특수장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디서건 금세 표시 난다. 어지간한 규모의 프로그램이라면 여러 대의 카메라, 연출, 작가, 출연진, 매니저 등 수십명이 함께 이동한다.
경비를 아끼고 귀찮은 절차를 생략한다는 장점이 아무리 좋아도 태국에서의 몰래 촬영은 위험한 행위이고 거의 불가능하다. 또 국왕이 거주하는 왕궁이나 왕실관련 시설물이 상업적 용도로 촬영되는 것은 태국정부의 어떤 협조도 기대할 수 없다.
몇 번 재밌게 봤던 ‘불타는 청춘’이 태국에서 어떤 배경과 소재를 발굴해 이야기를 엮어 나갈지 퍽 궁금해 지는데, 촬영허가 받는 일도 사실 해보면 별 것 아니다. 태국에 답사왔다는 '불타는 청춘'의 제작팀이 태국 경찰서를 오간 팩트는 사실 인 것 같고 이로 인해 어려움은 겪었을 법 하다. 주눅들지 말고 본 촬영을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길 응원한다.<By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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