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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TC Seminar in Thailand
 
  NBTC Seminar in Thailand  
     
   
 

 

태국, 한국 드라마 성공 비결을 묻다

NBTC 초청 세미나, 표민수 PD, 윤난중 작가

태국 방송 제작 관계자 200여 명 총 출동, 열띤 질의 응답
 

8월 7일 오전 방콕 라차다의 짜오파야파크 호텔에는 200여 명이 넘는 태국 유수의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이 총 출동했다. 태국 방송통신위원회(NBTC)가 주최한 ‘TV 드라마 제작 발전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강사로 초청된 사람은 한국의 표민수 감독과 윤난중 작가였다. 표 감독은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아시아 각국에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올 초 태국에서는 10여년 전 그가 연출한 ‘풀하우스’가 태국버전으로 한국에서 촬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태국 제작진이 리메이크한 ‘풀하우스’는 중국 등 태국 주변 10개 국에 다시 수출되며 ‘한류의 진화’라는 흥미로운 현상마저 낳았다. 윤난중 작가는 드라마 ‘직장의 신’으로 주목받은 신진 작가다. 비정규직 사람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다룬 이 드라마는 김혜수의 명품연기가 돋보이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방송정책을 주관하는 태국의 중요 국가기관인 NBTC에서 한국 드라마 제작관계자를 초대해 세미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왓차이 지트라파눈 NBTC 위원장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양국의 방송제작 노하우가 더욱 활발히 교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현황에 대한 열띤 강연과 질문이 이어졌던 세미나 현장을 지면으로 옮겼다.

 

표민수 감독   M-Media CEO / 주요 작품: 거짓말, 풀하우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아이리스2 등 외

 

한국드라마 커트 수 많아 변화무쌍, 사전준비 기간 동안 공감대 형성해야

한국은 드라마 촬영이 상당히 세분화 되어있다. 촬영 분량이 많아 대부분 연출을 2명을 두고 있으며 메인 카메라도 2대다. 레드 원을 비롯한 다양한 카메라를 쓰며 렌즈를 커트마다 교환해 촬영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포커스 팔로워가 따로 존재한다. 카메라 팀은 8 명 정도로 구성된다. 한국드라마는 클로즈업신을 많이 쓰는 편이다. 배우들도 긴장하고, 연기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클로즈업신은 기본적으로 감정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조명은 보통 6 명이다. 커트마다 조명을 바꾸고 느낌에도 약간씩 변화를 준다. 큰 그림은 밝은 톤으로, 배우의 얼굴은 어둡게 하는 식이다. 실내 전구를 모두 교체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태양광도 끊어버리고 다시 조명을 만들기도 한다. 조명 세팅에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풀샷과 바스트샷에 따라 다시 조명을 설정한다. 한국 배우들이 예쁘고 잘생기게 나오는 것도 조명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선 세트를 기본으로 한 촬영을 많이 한다. 세트에서 배우의 집중도가 높고 오디오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촬영 스태프는 작게는 40 명 정도고 ‘아이리스2’ 처럼 큰 드라마는 120 명 정도로 구성된다. 제작비 중에서 많은 부분이 인건비다.

포스트 프로덕션에선 편집자가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 DI작업(색 보정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는 촬영을 하면서 방송을 하는 형태로 늘 급하게 진행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색 보정작업은 빼놓지 않는다. 또 음악 오퍼레이터란 사람이 있다. 모든 음악의 색깔을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풀하우스’ 같은 경우는 인위적인 음향을 많이 쓴 경우다. 보통 제작비중 배우 캐스팅에 들어가는 비중이 35%다. 40%가 넘게되면 촬영에 어려운 점이 생긴다. 나머지 촬영 예산이 40%, 예비비와 포스트 프로덕션 비중이 각각 10% 정도다.

드라마 제작 준비 기간은 1년 정도다. 작가를 만나는데 3개월 정도. 스토리구성에 2개월, 시놉시스를 작가가 쓰는데 1개월 정도 걸린다. 시놉시스는 A4로 80에서 100페이지에 이른다.

사전 촬영은 방송 2개월 전 쯤 시작하는데, 보통 4회 분량 정도를 방송이 나가기 전에 찍는다. 5회부턴 그때그때 찍은 ‘따끈한’ 촬영 분이라고 보면 된다. 후반부로 넘어가면 오늘 찍어서 내일 방송하는 경우도 많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의 경우 촬영 기간은 미니시리즈 기준 90~100일인데,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매일 촬영한다. 하루에 12신에서 15신을 촬영한다. 한회당 100신 정도가 나오는데 한주에 찍어내야 하는 분량이 200신 정도가 된다. ‘풀하우스’ 때는 하루에 45신을 찍은 적도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신마다 커트가 많다. 1신 당 5~10커트가 들어간다. 1신은 30초에서 40초 정도다. 커트수가 많으니까 다양하게 편집할 수 있다. 덕분에 화면이 빠르고 변화무쌍해 보이지만, 그만큼 촬영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촬영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럼에도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작품의 질을 대체로 균등히 유지하는 비결은 사전 준비 기간에 감독, 작가, 스태프들이 드라마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두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 제작들은 “아이템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 생각에는 상식을 조금 비틀어 보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 피를 먹으면 알러지가 생기는 뱀파이어, 개나 고양이보다 지능이 낮은 외계인…. 설정은 현실보다 허구에서 찾는 게 도움이 된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 과정을 여기서 말로 다 표현하긴 어렵다. 현장에서 더 많은 교류가 있길 기대한다.

 

윤난중 작가   주요 작품: 꽃미남 라면 가게, 직장의 신 외

 

“드라마는 연애다. 시청자를 유혹해야 한다”

작가가 드라마를 만들 때는 기획, 집필, 사후 단계를 거친다. 기획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점은 왜 쓰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직장의 신’을 예로 들어 보겠다. 한국에는 비 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 작가인 나도 비 정규적이다. 그래서 가장 큰 고민이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다.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아는게 드라마 작가의 첫번째 일이다.

집필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든다는 것이다. 소설은 작가가 혼자 책장 앞에서 쓰지만 드라마는 과정이 많이 틀리다. 한국에는 보조작가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가는 1주일에 2번씩 대본을 써야한다. 60분 기준 A4로 35장에 이른다. 이를 위해선 전문가 수준의 보조가 필요하다. ‘직장의 신’은 1년간 준비했다. 보조작가들과 자료조사를 6개월 정도 했다. 각 회사를 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노동법을 공부하고,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이후 각 분야를 정했다. 파업분야, 노동법 분야 등으로...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서도 대본을 쓸수가 있었다. 한국의 집필과정은 팀 체제로 되어 가고 있다. 대본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집필은 환영할 만하다.

드라마는 연애와 똑같다. 시청자를 유혹해야 한다. 리메이크를 할 때는 원작을 철저히 해체해서 한국식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초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별에서 온 그대’도 마찬가지다. 남자 주인공 도민준의 인기 비결에 대한 분석이 재미있다. “외계인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이 좋아했다”는 것이다. 외계인의 초능력이 부러워서? 아니다. 외계인은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들은 시댁과 갈등이 심하다. 시어머니 때문에 결혼하기 싫다는 여자들도 많다. 그러니까 젊고 잘생기고 돈 많은데다가 가족도 없는 외계인이 여자들에게 먹혔다는 이야기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분석 아닌가?(웃음)

요즘 한국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CSI 같은 다양한 장르물도 제작되고 있다. 예전보다 방송 채널이 늘어서 작가 입장에선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가 많아졌다.

연출자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한국에선 흔히 감독은 아빠, 작가는 엄마, 대본은 아이라고 한다. 부부가 서로 뜻이 다르면 아이가 어긋나기 마련이다. 배우와도 대화를 많이 해야한다. 어떤 경우에는 배우가 작가보다 더 역할을 잘 이해해서 대사 수정을 부탁하기도 한다.

자극적인 드라마가 많아지지만 한국에서도 장르가 다양해 지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도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사람들이 만드는 작업이다. 따라서 대중의 욕구를 함부로 무시하면 안된다. 또 드라마는 편견과 싸우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기존의 성공했던 캐릭터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신데렐라도 현대에서 그 개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태국 드라마도 한국인의 욕망을 채울수 있는 것이라면 한국에서도 통할 것 같다.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성공한 비결은 ‘디테일한 감정 묘사’ 덕분이 아닐까 한다. 한국인은 한(恨)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침략을 받으며 살았기 때문에 비극에 대한 감수성이 무척 발달돼 있다. 슬픔을 아는 사람만이 슬픔을 이해한다.

 

Production Company How to Survive

이정희 MI(주) 대표

이정희 대표는 장근석 주연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He is beautiful)’를 비롯해 얼마 전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직장의 신(Queen of theoffice)’을 제작한 외주프로덕션 대표다. 최근에는 표민수 PD·윤난중 작가와 함께 내년 초 시작되는 새로운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외주 제작사가 치열한 드라마 제작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이렇게 제시했다.

자율 경쟁체제인 한국 드라마 제작시스템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편성 권한을 가진 방송사가 대기업이라면 외주 제작사는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인 방송사가 자본력이 무기라면 외주제작사는 기획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한국 드라마가 경쟁은 치열하고 수익성은 점점 적어진다고 지적하며 우려하는데 꼭 그렇게만 보고 싶진 않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질 높은 작품을 만드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얘기다. 제작비의 상승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우선은 어떻게 차별성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가 이다. 배우와 작가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점점 올라가는 현실 속에선 기존의 스타나 유명 작가에만 의존하지 말고 새로운 작가와 스타를 발굴해 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프로덕션의 수익구조 40~60%는 방송사에서 받는 제작지원비로 비중이 가장 높다. 나머지는 해외판권과 OST, MD제품, 인터넷 사업 등의 부가사업과 PPL 등이다. 제작지원비가 총 제작예산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에 마케팅이 얼마나 잘 되냐에 따라 이윤을 내기도 하고 적자를 볼 수도 있다. 수익 구조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느냐는 기획포인트와 상황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가령 광고에 많이 출연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면 PPL도 많아지기 마련이고 전체 수익중 PPL의 비중도 당연히 높아진다. 드라마 주인공의 캐스팅은 감독과 작가 외에도 제작사와 편성권한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도 관여한다. 그러나 이 또한 요즘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가령 슈퍼스타를 보유한 기획사가 제작에 합류하면 기획사가 가장 우월적인 주도권을 쥐고 드라마를 리드해 간다.

한국 드라마의 전망은 더 밝아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의 성공에 우쭐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안주한다면 국제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다. 세계 시장은 냉정하고 드라마 수요자들의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과거 한때 홍콩 영화가 유행했지만 지금은 거의 보지 않는 것과 같다. 한번 낙오하면 회복되기 어렵다. 시각을 넓혀야 하고 색다른 이야기 거리를 발굴해 내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한국드라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tory I Kim, Donghyun Photo I Woradej Suthikao